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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나기 전에 꽃부터 핀다하여 ‘잎꽃’이라고도 불리는 벚꽃은 현재 1백30여종이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다. 그중 왕벚꽃은 모양과 색이 가장 화려해 사람들로부터 각별하게 사랑을 받고 있다. 왕벚꽃나무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제주도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이같은 우리 고유의 꽃임에도 불구하고 “벚꽃=일본”이라는 등식을 내세운 일본주장에 휘말려 100년 넘게 원산지 논란을 겪기도 했다.

1908년 4월 선교활동을 하던 프랑스인 타케 신부에 의해 자생 왕벚나무가 제주에서 처음 발견됐음에도 불구 하고 일본은 왕벚나무의 자생지와 기원이 ‘이즈의 오오시마 섬 자생설’ ‘잡종기원설’ ‘이즈반도 발생설’이 있다고 주장하며 ‘제주도 자생설’을 부인해 왔다. 그러던중 지난 1962년, 일본 내 세 곳을 제외한 제주도에서 왕벚나무 자생지가 발견됐고 국제 식물학계에서 원산지임을 확인 받았다. 하지만 일본은 좀처럼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게다가 중국이 벚꽃의 고향은 중국이며 당나라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발표하면서 원산지 논쟁이 가열되기도 했다.

마치 자존심대결을 하듯 이 나무를 두고 벌인 원산지논쟁은 결국 지난해 확실히 막을 내렸다. 작년 5월 제주 봉개동 개오름 남동쪽 사면에서 수령 265년 된 왕벚나무가 발견된 것이다. 나무의 높이는 15.5m, 밑동 둘레는 4.49m나 돼 지금까지 알려진 왕벚나무 중에서 최대 크기다. 이 나무의 나이는 목편을 추출·분석해 추정했다. 유전자 분석결과도 자생 왕벚나무가 확실했다. 벚꽃을 둘러싼 한·중·일 원산지 논쟁에서 제주도가 유일한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한 쾌거이기도 했다.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전국의 거리를 분홍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이는 벚꽃. 1901년 동경대학 식물학 교수였던 마쓰무라 진조가 ‘푸르노스 에도엔시스 마쓰무라’ 라는 학명의 일본 꽃으로 둔갑시켜 세계 학계에 등재해 국화(國花)대접을 받는 그 벚꽃의 조상이 우리의 왕벚꽃나무라는 사실, 이때만 되면 떠오르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뿌듯하다. 요금 제주엔 활짝핀 왕벚꽃이 한창이라고 한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북상할 화신(花信)이어서 반갑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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